삼성전자 사라진 '삼천피'…SK하닉·한화·HD현대 '세대교체'[뉴 3000시대]
삼성전자 경쟁력 우려에 '오만전자' 지속…금융주 시총은 '껑충'
한화에어로, 3년 반만에 시총 40조 넘게 증가…5위 올라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코스피가 3000고지를 넘어섰지만, '국민주' 삼성전자는 여전히 '5만전자'에 갇혀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3년 5개월여 전보다 24% 하락했다.
빈자리를 채운 건 만년 2위 SK하이닉스와 한화, HD현대그룹주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17.61%에서 12.21%로 줄어든 사이 SK하이닉스는 3.51%에서 6.46%로 늘었다.
또 조선과 방산주 랠리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총 5위에, HD현대중공업은 10위에 안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코스피 지수는 3021.84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월 3일(3010.77) 이후 약 3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3000선으로 올라섰다.
다시 온 삼천피 시대지만, 그동안 체질은 크게 바뀌었다. 한국 경제의 꽃이자 독보적인 대장주였던 삼성전자(005930)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과거 삼천피 시절 삼성전자는 그야말로 한국 주식의 핵심이었다. 삼성전자가 올라야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고, 떨어지면 지수도 하락했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밀리는 등 초격차 신화가 무너지면서 주가도 후퇴했다.
이에 3년 5개월여 전 7만8600원이던 주가가 이날 5만9500원으로 24.3%나 떨어졌다. 469조2249억 원에 달했던 시총은 352조2185억 원으로 117조 원 넘게 증발했다.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61%에서 12.21%로 낮아졌다. 그만큼 영향력이 줄어든 셈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SK하이닉스와 다른 주가 흐름이 나타났다"면서도 "삼성전자는 저력이 있는 회사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과거 주도주였던 2차전지 기업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시총 4위를 지켰지만, 주가는 공모가(30만 원) 수준이다.
시총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던 LG화학(051910)과 삼성SDI(006400)는 각각 36위와 36위로 밀렸다. 전기차 캐즘과 정책 불확실성 등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만년 2위 SK하이닉스와 한화, HD현대그룹주이다.
가장 눈에 띄는 도약을 이룬 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다. 지난 3년 5개월여 전에는 시총 상위 50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로 수주 소식이 잇따르면서 시총 5위로 올라섰다.
3년 5개월여 동안 주가는 4만9600원에서 93만8000원으로 1791.13%나 올랐다. 시총은 2조3459억 원에서 44조3638억 원으로 42조 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329180) 역시 9만7600원이던 주가가 44만3000원으로 급등하면서 시총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시총은 8조6642억 원에서 39조3265억 원으로 30조 원 넘게 늘었다. 그야말로 '라이징스타'다.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000660)의 질주도 이어지고 있다. 주가가 25만 원을 넘어서면서 지난 2022년 1월 3일 93조5483억 원이던 시총은 이날 187조966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삼성전자 시총의 절반을 넘어선다.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6%까지 높아졌다.
밸류업 흐름과 함께 금융주도 랠리를 보였다. KB금융지주(105560)는 3년 5개월여 동안 시총이 22조9942억 원에서 40조6257억 원으로 증가해 16위서 8위로 8계단 올라섰다.
증권가는 앞으로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정책 수혜가 이어지는 기존 주도주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도 방산과 조선, 원전, 뷰티 업종의 주도하는 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순환매 속에 전반적인 지수 강세가 이뤄지겠지만, 정책적 모멘텀이 명확한 건설, 금융, 지주 등 정책 수혜 업종이 긍정적일 것"이라며 "트럼프와의 관세 협상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자동차, 반도체 등도 긍정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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