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하루 대부분을 모니터 앞에서 보내고 이동할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사는 현대인에게 전자기기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거북목 증후군' 같은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거북목 증후군(Turtle neck syndrome)은 목이 앞으로 빠진 형태의 비정상적인 자세로 인해 어깨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통증이 뒤따르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목뼈는 총 7개로 구성돼 있다.

귀는 어깨뼈 봉우리와 같은 수직선상에 있고, 목뼈는 앞쪽으로 볼록하게 휘어진 C자 형태를 유지한다. 거북목 증후군은 목뼈가 정상적인 C자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머리가 앞으로 쏠리는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서 발생한다.

인류는 태초에 유인원 시절 사족 보행을 하다가 진화해 오면서 직립보행을 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어린 아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아기는 태어나 처음 네 발로 기어다니며, 이 시기 고개는 보통 숙인 상태로 땅을 보고 다닌다.

하지만 생후 3개월이 지나면 목을 들면서 목 가누기를 한다. 우리 몸의 목은 이 당시부터 척추 만곡(곡선)을 이루며, C자형의 형태를 이룬다. 그래야만 전방에 장애물을 확인 할 수 있고, 목을 들어 하늘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혁 분당제생병원 척추센터(신경외과) 과장은 "스마트폰 작동은 이런 자연스러운 목의 곡선에 역행하는 행동인 경우가 많다"며 "앉거나 서서 볼 때 대부분의 시선은 화면을 향하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게 된다. 이는 통증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우리가 목을 숙여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는 머리의 무게를 상체 앞부분에 위치하게 되며, 목이 떠받치는 무게는 배가 된다"며 "목 후방 근육의 긴장과 피로도는 증가하고, 다시 원래의 위치로 머리와 목이 돌아와도 통증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고 소개했다.

거북목 증후군은 단순히 외형상 문제를 넘어 두통, 수면장애, 디스크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고개가 1㎝ 앞으로 나올 때마다 경추에는 2~3㎏의 추가 하중이 가해진다. 심한 경우 목뼈에 최대 15㎏ 이상의 하중이 실릴 수 있다.

이는 경추 추간판에 압력을 가중해 목덜미와 어깨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근육의 과도한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 근막통증증후군으로 통증이 만성화되기도 한다. 머리뼈와 목뼈 사이의 신경이 눌리면 두통이 발생해 만성 피로와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거북목 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자세 관찰과 병력 청취를 통해 진단한다. 방사선 촬영 등 영상 검사 소견이 정상이더라도 증상에 대한 임상적 판단이 중요하다. 치료의 기본은 올바른 자세 유지다.

어깨를 펴서 고개를 꼿꼿이 들고, 20~30분마다 목을 뒤로 젖히는 신전 운동을 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다. 자세한 측정은 병의원 진료를 통해 받는 게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일상 속 환경 개선이 요구된다. 가슴을 천장 쪽으로 향하게 해 어깨와 목뼈 배열을 바르게 하고, 컴퓨터 화면은 눈높이에 맞춘다. 가능한 큰 모니터와 글씨를 사용하는 게 좋다.

마우스와 키보드는 몸에 가깝게 둔다. 스마트폰은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눈높이에 맞춰 사용한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방청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노화나 근육 약화로도 발생하지만, 최근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는 젊은 층에서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어깨를 펴고 고개를 바로 세우는 전신 자세 교정이 중요하다"면서 "방치할 경우 디스크 손상, 만성 신경통 등으로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올바른 자세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조기에 예방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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