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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천룡인'만 확인한 의료개혁, 그 다음은…

여태경 사회정책부 부장
여태경 사회정책부 부장

(서울=뉴스1) 여태경 사회정책부 부장 = 30년쯤 된 얘기지만 내가 대학에 다니던 90년대, '문송'(문과라서 죄송)하지 않던 시절 신림동 고시촌은 사법시험 준비생들로 가득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고 인재들만 모였다는 서울대에서는 법대뿐 아니라 이과생이 고시를 준비하는 것도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다.

고시만 합격하면 단숨에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너도나도 고시에 뛰어들었고, 바늘구멍을 뚫지 못한 수많은 인재 중 상당수는 사회에 제대로 발을 붙이지 못한 채 이른바 '고시 낭인'이 되었다. 결국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서 고시 낭인이라는 말은 사라졌지만, 그에 버금가는 의대 낭인이 등장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초등학생까지 의대를 준비하는 '의대블랙홀'이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1년 넘게 의대증원 사태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법조를 출입하면서 느꼈던 답답함과 불편함이 느껴졌다. 두 집단 모두 바늘구멍을 뚫었다는 동지애를 넘어 학연, 지연, 혈연 또는 결혼 등으로 얽혀 난공불락의 철옹성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 성 안쪽을 들여다보면 훨씬 복잡한 권력관계가 얽혀 있다. 어느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왔는지, 사법시험과 연수원 성적은 어떤지, 특수통인지 공안통인지 기획통인지, 편 가르고 서열화하던 법조계의 모습은 빅5와 지방대, 의대와 의전원, 인기과와 비인기과 등으로 이름만 바꿨을 뿐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내부의 편 가르기와 알력 싸움도 철옹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

윤석열 정부가 27년 만에 의대 정원을 늘리고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의료개혁을 대대적으로 단행하겠다고 밝혔을 때 국민 80%의 지지를 받은 것도 이 같은 기득권층에 대한 반발이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의 집단 반발과 어처구니없는 계엄으로 의료개혁은 또다시, 완전히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부는 특혜는 없다고 수도 없이 공언했지만, 의대 증원을 한 해 만에 원점으로 돌렸고 전공의 복귀의 문은 또 열어줬다. 대학들은 의대생 구제를 위해 끊임없이 학칙의 예외를 만들어냈고 결국 다른 과 학생들과 다른 계급임을 증명했다.

특혜에 특혜를 거듭하면서 내 자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안겨주고 싶은 학부모들과 미래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의대는 더 입성하고 싶은 '천룡인'(일본 인기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특권계층)의 성역이 됐다.

의대 모집인원을 원점으로 돌려도, 병원과 학교로의 복귀 문을 또다시 열어줘도 전공의들과 의대생 대다수는 안 돌아왔고 당분간 안 돌아올 것이다.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마당에 시간은 의사와 미래의 의사들 편일지도 모른다.

대선 후보들은 선거를 앞두고 의료계 달래기에 너도나도 나섰고 의료개혁을 위한 여러 공약을 내놨다. 의료계는 벌써부터 공공의료 강화 등 일부 공약에 반대하고 있고, 의료개혁 논의 과정에 의료계 참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의료계나 대선 후보들이나 지향하는 의료개혁의 목표는 같다. 그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의료의 지속가능성'이다. 겉으로 내세운 지향점은 같지만 각론은 너무 다를 것이 예상돼 국민들이 또 이 지난한 줄다리기의 피해자가 될까 벌써 걱정이 앞선다.

이번에야말로 특혜의 지속가능성이 아닌 기형적인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바로 세우는 정말로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의료개혁을 하기를 차기 정부에 바란다.

haru@dunoqogv.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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