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30년 만에 추락한 '잠수함 킬러' P-3는 어떤 기종?
해군 P-3 해상초계기 포항 기지 인근 추락…"사고경위 확인 중"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경상북도 포항에서 29일 추락한 해상초계기 P-3는 해군이 1995년부터 도입해 운용해온 미국산 대잠초계기로 '잠수함 킬러'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P-3는 미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장거리 해상초계기로 1960년대 초부터 생산이 시작됐다. 민간 여객기 L-188 일렉트라를 기반으로 개조된 이 기체는 냉전 시기 소련 잠수함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됐다.
우리 해군은 1995년 미국에서 P-3C형 기체 8대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미 해군이 예비용으로 보관하던 P-3B형 기체 8대를 추가로 들여왔다. 이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성능 개량을 거쳐 P-3CK형으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해군은 총 16대의 P-3 시리즈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제주, 포항, 진해 등에서 삼면 해역을 감시하고 있다.
P-3는 전장 35m, 전폭 30m, 전고 11m에 T56-A-14 터보프롭 엔진 4기를 탑재했다. 최대 항속 거리는 약 8900km, 체공 시간은 12시간 이상이다. 어뢰, 폭뢰, 하푼 미사일 등 다양한 대잠·대함 무장을 탑재할 수 있으며, 자기이상탐지기(MAD), 소노부이, 레이더, 적외선 센서 등 첨단 장비를 통해 수중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한다.
P-3C는 실전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2017년 한미 연합 해상훈련 중에는 러시아 해군 잠수함을 70시간 넘게 추적해 결국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기체 수가 적고 도입된 지 오래돼, 운용 부담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해군은 2005년과 2015년 각각 P-3C 운용 10년, 20년 무사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으나, 도입 30년 차인 올해 결국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별도로, 2017년 1월에는 초계 임무 중이던 P-3CK가 승무원 조작 실수로 하푼 대함미사일 등 무기 6발을 해상에 실투하는 사고도 있었다.
노후화된 초계기 전력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해군은 차세대 해상초계기로 미국의 P-8A 포세이돈 6기를 도입했고, 현재 전력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해군은 이날 오후 1시 43분쯤 훈련을 위해 포항기지를 이륙한 P-3 초계기가 원인 미상의 사유로 기지 인근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사고기엔 승무원은 4명이 탑승해 있었다. 해군은 현재 참모차장 주관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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