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상법개정·金 배당확대…"증권주에 '차려진 밥상'"[대선 투자 나침반]③
주주권익 제고로 '증시 체질 개선'…세제 개편으로 '제3의 월급' 주목
증권주부터 수혜주까지 투심 쏠려…거래대금 증가·신사업 기대도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증권주가 날개를 달았다. 여야 후보 모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공약을 내놓으며 증권주를 위한 '밥상'이 차려졌다는 평가다. 대선 공약 외에도 시장 안팎 호재가 겹쳤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증권사 11곳을 구성 종목으로 담고 있는 KRX 증권 지수는 최근 한 달(4월 25일~5월 26일) 동안 817.25에서 1011.09로 193.84포인트(23.72%) 올랐다. 주요 KRX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들어서는 37.17% 상승했다.
증권주 급등 배경에는 여야 대선 후보들의 증시 부양 공약이 자리한다. 지지율 '투톱'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모두 1400만 개미(개인 투자자)들을 겨냥한 자본시장 활성화 공약을 대거 제시했다.
'오천피'(코스피 5000포인트) 시대를 약속한 이재명 후보는 국내 증시 체질 개선을 공언했다. 상법을 개정해 주주 권리 보호를 강화하고, 주가 조작 엄단 장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주말 유세에서도 "이 시장을 누가 믿고 투자하겠느냐"며 체질 개선을 역설했다. 질서를 세우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돼 주가 수준이 현재보다 두 배는 뛸 수 있다고 했다.
핵심 공약으로는 주주 이익 보장을 강화한 상법 개정안 재추진이 꼽힌다. 이 후보는 상장사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해 이사 충실 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이사 선임을 위한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를 포함하는 한층 강화된 안을 내놨다.
김문수 후보는 증시 활성화를 통한 국민 자산 증식을 공약 핵심으로 내세웠다. 그중에서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현행 세법상 배당소득은 이자 소득과 합쳐 연 2000만 원까지는 14%(지방세 제외)의 세율로 분리 과세하고,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이 넘으면 근로·사업 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해 최고 45%(지방세 제외)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그는 과세 기준을 완화해 투자 유인을 높이겠단 입장이다.
대선 후보들의 자본시장 공약 수혜 기대감에 증권사 주가는 급등했다. 다수 증권사가 52주 신고가를 줄줄이 새로 썼고,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배당 소득 분리과세가 추진될 것을 기대한 투자자들은 고배당주 투자를 늘렸고, 상법 개정을 기대하는 이들은 지주회사나 저평가 기업,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 등 관련 종목을 주목했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증시 부양 기대가 이어지면서 증권주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새 정부 들어서도 정책 모멘텀이 유지된다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증권주에 대한 상황을 "차려진 밥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는 집권 초기 대체로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을 제시하는데, 당시 거래대금·신용장고·증권업 주가는 강세를 보였고 현재 0.5배에 불과한 증권업 PBR은 약 0.9배에 근접했다. 차이는 있겠지만 업사이드는 높다"고 진단했다.
정책 외 다양한 호재도 증권주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의 이달 일일 거래대금은 4조 원 수준으로 거래대금 증가에 톡톡한 기여를 했다. 1분기 해외 주식 거래도 전년 대비 50% 늘었다.
발행어음,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신사업을 통한 기업금융 외형 확대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증권사 실적 기대감에 불을 붙이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및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며 "여야 모두 발표한 대선 공약이나 개별 의원 법안 발의 등을 통해 배당 소득 분리과세 등 주식시장 친화적 정책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본시장 활성화와 신사업 확대에 따른 이익 모멘텀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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