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텃밭 'LNG운반선'도 中 넘보나…CSSC, LNG운반선 캐파 확대
자회사 후동중화, 새 조선소 가동…6척→10척으로
트럼프 견제 있지만…"확장의 시작, 장기적으로 불리"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중국이 K-조선 텃밭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역량을 확대하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단기적으론 미국 트럼프 정부의 견제에 고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론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영 조선사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자회사 후동중화조선은 최근 상하이 창싱다오에 새 조선소 공식 가동을 시작했다. CSSC는 지난해부터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과 합병을 통해 선박 수주 시장 점유율 3분의 1을 차지하는 공룡 조선소로 재탄생한 회사다.
CSSC는 해당 조선소 건설에 총 180억 위안(약 3조 4000억 원)을 투자했다. 계획된 모든 시설이 완공되면 연간 LNG 운반선 생산 역량은 기존 6척에서 10척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후동중화는 2008년 중국 최초로 LNG운반선을 건조한 이래 관련 역량을 꾸준히 쌓아 왔다. 특히 수년 전부터 카타르 LNG 프로젝트로 대규모 수주를 받으면서 LNG운반선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LNG운반선은 K 조선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을 따돌려 온 대표적 선종으로 꼽혀 왔다. LNG를 극저온 상태로 액화하기 위한 저장 기술, 연료로 쓰기 위한 재기화 기술 등에 요구되는 기술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생산능력 확대가 마냥 반가울 리 없는 이유다.
업계는 후동중화의 LNG운반선 생산능력 증대의 여파가 당장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 자체가 크진 않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한화오션(042660)·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빅3의 연간 LNG운반선 생산능력은 65척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중 견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중국 캐파 증설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이유다. 세계에서 LNG 운반선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일본 해운업체 상선미쓰이는 최근 중국 조선업체에 LNG운반선을 당분간 발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K 조선이 선점했던 고부가 LNG운반선 수주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 역시 그간 LNG운반선을 비롯한 다양한 선종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기술력도 많이 따라와서 이제 한국에 비해 LNG 운반선을 못 만든다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현재 운항 중인 LNG 운반선의 경우 약 7% 정도만 중국에서 건조됐다. 하지만 현재 전체 신규 LNG 운반선 주문의 경우 약 28%를 중국 조선소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중국의 LNG운반선 생산능력 증대가 아주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진 않지만 확장의 시작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의 캐파 증대는 경쟁하는 입장에서 불리한 요소"라고 말했다.
1096pages@dunoqogv.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